국립중앙도서관 본관급 규모
용역 거쳐 내년 4월 용지 결정
유력부지 서울숲 사실상 제외
다양한 체험가능 문화공간으로
서울시가 시청 옆 서울도서관보다 3배 이상 큰 대규모 랜드마크 시립도서관을 만든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과 맞먹는 크기다. 서울시는 내년 4월께 입지를 선정하고 늦어도 2025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이 같은 방침을 세우고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대형 시립도서관을 신설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연구원은 예산 집행의 밑그림을 그리는 타당성 조사를, 연구원이 발주를 준 오즈건축사사무소는 기본 구상을 현재 수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들어설 대형 시립도서관 규모는 3만~3만5000㎡(연면적 기준)다. 서울에서 가장 큰 시립도서관인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1만3266㎡)과 서울도서관(9499㎡)의 약 3배 규모이며,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 본관(3만4772㎡)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 6월 기준으로 책 1153만여 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약 30만명이 다녀갔다.
도서관이 들어설 용지는 내년 4월에 끝날 용역 결과를 토대로 결정될 전망이다. 당초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숲공원이 건립지로 유력했으나 포스코가 이곳에 창립 50주년 기념 사회공헌사업으로 과학미래문화관(가칭)을 2022년까지 짓기로 하면서 계획이 바뀌었다. 공원녹지를 담당하는 서울시 관계자는 "과학미래문화관이 들어서는데 대형 시립도서관이 들어서면 서울숲 인근에만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서울숲은 사실상 철회하고 다른 용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서울시가 강남·북 균형 발전을 언급하고 있고 서초구에 이미 국립중앙도서관이 있는 만큼 강북으로 용지가 선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건립비용은 당초 ㎡당 350만원이었지만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당 400만원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3만5000㎡ 기준으로 약 1400억원의 시 재정이 필요한 셈이다. 대형 시립도서관은 중국 톈진에 들어선 빈하이도서관을 벤치마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관계자들이 빈하이도서관을 직접 답사 중이다. 빈하이도서관은 3만3700㎡ 규모에 장서 120만권을 목표로 지난해 준공됐다. 서울로7017을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회사 MVRDV가 빈하이도서관 설계를 맡았는데 거대한 동굴과 물결 무늬형 책장으로 디자인돼 세계적인 관심을 끈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타당성 조사와 기본 구상을 마치고 서울시 중앙투자심사를 거친 후에 국제 공모 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VRDV를 포함해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들의 적극적인 공모를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새 도서관을 운영하는 주체는 서울도서관이다. 해당 사업 관계자는 "2021년 6월 착공이 목표"라며 "준공은 이르면 2024년, 늦어도 2025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서울시는 당초 지난 5월에 발표했던 대로 서울도서관 분원을 5개 권역(도심권·서북권·동북권·서남권·동남권)에 지을 예정이다.
해당 분원은 5000㎡ 규모여서 서울도서관의 절반이다. 총 5층 높이의 서울도서관은 올해 11월 기준으로 책 42만6207권을 구비하고 있다. 아울러 5곳 중 1곳은 서울시 최초의 `시립장애인도서관`으로 조성된다. 현재 강서구, 가재울뉴타운(서대문구) 쪽이 주요 후보지로 거론되는데, 서울도서관 측은 후보가 10여 개여서 경쟁률이 2대1을 넘는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나현준, 최현재 기자. 20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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