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2-12 09:30
“미대사관숙소 부지 한옥호텔 대신 복합 도서관 ‘책의 전당’을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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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출판·문화계 인사들 정부에 건의

출판·독서문화 관련 인사들이 한진그룹이 호텔 건립을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미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에 박물관과 기록관 기능을 갖춘 복합 도서관 ‘책의 전당’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한상완 한국기록협회 회장(사진), 윤희윤 한국도서관협회 회장, 박은주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역사가 이룩해놓은 책 문화의 성취를 세계인들에게 자랑스럽게 드러낼 터전이 간절하다”며 “송현동 부지에 ‘책의 전당’을 건립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세계문명의 새로운 교류망을 만들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도정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장은 제안에 동참했으나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김언호 이사장은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에서 인사동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역사문화벨트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며 “이 부지를 정부가 매입해 호텔 대신 국가의 품격과 위상을 보여주는 문화적 상징물을 세우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2008년 면적 3만7141.6㎡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매입해 2010년부터 7성급 한옥 호텔 건립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서울중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불가통보를 받았다. 송현동 부지는 풍문여고, 덕성여중·고와 인접해 현행법상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속해 있다. 한진그룹은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3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학교 주변에 유해 부대시설이 없는 호텔을 건립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안자들은 지난해 12월 첫 모임을 갖고 송현동 부지를 공적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부지 매입이나 도서관 설계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나 한진그룹과도 논의한 적이 없어 이날 제안은 향후 공적 논의를 이끌어내려는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오늘 이런 제안을 드리는 것은 논의의 물꼬를 트자는 것”이라며 “아직 실제적 내용은 부족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첫 단추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2014.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