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22 11:58
황선형의 [아카이브 이야기] 8. 아카이브 시스템은 나라의 수준
   http://www.joongdo.co.kr/jsp/article/article_view.jsp?pq=201004200121 [508]
황선형의 '아카이브' 이야기 8(끝)

시각예술분야의 저변확대와 미술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지면서 아카이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달진자료박물관이 생기고 리움미술관에서는 이구열 선생의 자료를 기증받아 정리, 분류하는 기록보존소를 발족시켰다. 또한 IT 기술과 인터넷 보급이 보편화 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하는 사이트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현재 10여 개 정도에 이르고 있다.

아카이브란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에 의하면 '역사적 기록의 수집, 혹은 그것을 보관하는 장소'를 일컫는다. 아카이브에 저장되는 자료의 분류에는 작품이나 작가가 직접 쓴 오토그라프(스케치북 또는 메모, 일기)와 같은 1차 자료와 전시회 도록, 리플릿, 신문기사, 전시평론들과 같은 2차 자료로 나뉘어진다.

그동안 디지털 아트 아카이브 시스템(DAAS)이라는 주제로 총 7회에 걸쳐 1. DAAS 개념과 필요성 2. 디지털 시대와 DAAS 3. 페이퍼 자료 효용성의 한계 4. 페이퍼 자료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 5. 버티컬 마켓과 미술계의 현황 6. 구현 방향과 목표 7. 디지털 아트 문화로의 전환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2차 자료의 아카이브 구축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기술하였다. 이제 마지막 8회째로 그 동안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요약하고 중요한 키워드를 다시 짚어보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고 인터넷과 모바일이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검색하고 재활용 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각예술분야 또한 마찬가지로 그러한 움직임이 서서히 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아카이브에 대한 인식은 미미한 상태이며 특히 DAAS에 대한 구현과 서비스는 거의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다. 10여개 정도의 DAAS가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조잡한 유저 인터페이스와 빈약한 자료들은 아카이브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로는 ①상업적인 자료 수집 정책 ②비체계적인 자료 수집 방법 ③소극적인 IT기술 수용을 들 수 있는데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는 작가, 갤러리, 학계, 서비스업체 등이 참여하는 집단지성에 근거한 위키피디아 방식의 DAAS 구축이 이상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또한 다른 해결책으로는 디지털 아트 문화로의 전환이라는 마인드의 확산이 시급하다. 아무리 좋은 아카이브 시스템이 구현되었다 하더라도 디지털 아트 문화로의 전환 없이는 수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비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시용 리플릿을 페이퍼 형태가 아닌 디지털로 제작할 경우 5분의 1 정도의 비용만으로도 멀티미디어까지 지원되는 효율적인 디지털 카탈로그의 제작이 가능하고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과 홍보에 훨씬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아트 아카이브가 성공적으로 실현될 경우 향우 몇 년 후의 모습은 IT기술과 접목되어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페이퍼로 제작되던 전시용 리플릿은 디지털 'e-리플릿'으로 대체되어 애호가의 휴대용 단말기로 전송되고 아카이브에 자동으로 저장될 것이다. 사간동의 갤러리 거리를 지나는 애호가의 단말기에는 증강실현(增强現實, augmented realit,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현실세계에 실시간으로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므로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이라고도 한다.)이나 GPS기술에 의해 전시 정보가 자동으로 서비스 되고, 관심 있는 작가의 작품 앞에서는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더욱 상세한 작가정보와 작품정보가 제공될 것이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아카이브 구축은 꼭 필요하고 시급하다. 특히 예술 문화와 관련된 분야는 더욱더 그렇다. 아카이브에 대한 인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카이브 시스템은 그 나라의 문화적 수준이고 문화적 경쟁력인 것이다. 아카이브가 강한 나라. 또 한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할 일이다. <끝> /모리스갤러리 관장

-중도일보 2010. 0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