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4-09 10:05
출판 한류 길 뚫어라 … 사흘간의 런던 미션
   http://joongang.joins.com/article/753/14393753.html?ctg= [314]
영국의 런던도서전이 8일 개막했다. 영국 최대 규모인 얼스코트 전시장에서 사흘간 일정으로다.

 런던도서전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도서전과 함께 세계 양대 도서전으로 꼽힌다. 프랑크푸르트도서전과 달리 일반인은 참가하지 않는다. 저작권을 거래하는 일종의 ‘B2B’(기업간 거래)의 무대여서다. 그럼에도 매년 60여 개국에서 2만5000여 명의 출판인·저자·서적상·저작권대행사 등 출판 관련 종사자들이 참가한다. 올해는 한국을 포함 61개국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엔 한국이 주빈국(market focus·마켓 포커스)이다. 전시장 내 516㎡(156평)가 오롯이 한국을 위한 공간이다. 한국 전자책 기술을 소개하고 우수 전자책 콘텐트를 시연하며 한국의 근대문학을 전시하고 한국 웹툰의 창작·소비 방식을 알리는 전시공간이 마련됐다. 교원·예림당 등 출판사와 네이버 등 웹툰 관련 업체 등 25개사가 부스도 꾸렸다.

 ‘마음을 여는 책 미래를 여는 문’이란 주제 아래 ‘교(交·사귈 교)’란 컨셉트다.

 잭스 토마스 런던도서전 조직위원장은 “런던도서전 안팎에서 진행될 많은 사업적 교류와 문화 이벤트를 통해 한국 출판과 한국문학의 많은 부분이 드러나길 기대한다”며 “영국의 모든 파트너를 대신해 이 한국여행의 일원이 된 것에 기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 10명이 참여했다. 소설가 황석영·이문열·이승우·신경숙·김인숙·김영하·한강과, 시인 김혜순, 아동문학작가 황선미, 웹툰 작가 윤태호 등이다.

 이들은 전시장 안팎에서 세미나·문학살롱 등을 통해 독자·출판인들과 만난다. 황석영·이문열·신경숙 작가의 일정표는 특히 분주해 매일 한 차례 꼴이다. 이문열 작가는 “오랜 만에 영국을 방문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 작가는 “그동안 한국문학이 영어권에 소개되기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이 기회에 한국의 좋은 문학책이 많이 번역·출판되고, 또 그럴 기미가 보여서 작가로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2011년 영역본 『엄마를 부탁해』로 영미권 국가에서 크게 주목 받았었다. 신 작가를 포함, 한국 작가 다수의 저작권을 대행하는 바바라 지트워는 “6월에 나올 신 작가의 신작을 이번 도서전에 공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인 김혜순은 “지난달에 제 책이 영국에서 번역돼 출간됐는데, 이곳 사람들이 ‘한국 시가 좋다’며 놀라워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번 런던도서전을 통해 한국 시가 많이 소개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황선미 작가는 런던도서전이 선정한 전 세계 3인의 작가(‘오늘의 작가’)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의 책 『마당을 나온 암탉』은 2월 이곳에서 영역본이 출간됐는데 대형서점 워터스톤에서 ‘3월의 책’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인기다. 지난 6일 케임브리지에서 미리 독자들과 만난 황 작가는 “30명 안팎의 참석자들 대부분 책을 다 읽고 왔고, 꽤 심도 있는 질문이 이어져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7일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도서전 리셉션에선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아리랑과 오페라 아리아 등으로 구성된 축하무대를 선보였다. 문화원 관계자는 “조수미씨가 도서전 취지를 듣자 흔쾌히 찬조 출연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주영한국문화원은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함께 7일부터 6월 14일까지 ‘한국인쇄활자문화’전도 열고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 중앙일보 201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