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23 11:44
美 청소년 전문 사서 플라워즈 방한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4/06/22/20140622002407.html?OutUr… [360]
“미국도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이용이 크게 늘었지만, 그렇다고 독서량이 현저히 줄진 않았어요. 스마트폰이 독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단정해선 안 됩니다.”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 사라 플라워즈(사진) 전 회장의 말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관장 여위숙)이 주최한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을 찾은 플라워즈 전 회장과 만나 청소년 독서진흥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어른들은 막연히 ‘스마트폰 때문에 애들이 독서를 안 한다’고 여기지만, 인터넷을 통해 블로그나 신문기사 등을 얼마나 많이들 읽고 있습니까. 전자책은 또 어떻고요. 그런 것도 다 독서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이제는 종이책에 한정하는 전통적 독서 개념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플라워즈 전 회장은 1992년부터 캘리포니아 여러 공공도서관에서 청소년 전담 사서로 일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청소년은 어린이와 달리 책을 고르는 자신만의 기준이 뚜렷하다. 어른이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권해도 무시하기 십상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의 올바른 독서 지도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청소년 본인한테 물어보는 게 정답입니다. 사서가 청소년들과 수시로 대화해 그들의 흥미가 무엇인지, 어떤 책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제가 근무한 도서관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청소년들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렴하고 있죠.”

미국은 한국과 달리 청소년만을 위한 전용 도서관이 드물다고 한다. 플라워즈 전 회장은 “도서관 안에 청소년 전용 열람실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9, 20일 이틀 동안 전북 부안에서 열린 심포지엄 기조연설을 맡은 플라워즈 전 회장은 국내 어린이·청소년 전담 사서들에게 ‘호기심’을 주문했다. 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향한 관심이 필수적이란 뜻이다.

“흔히 사서 하면 도서관 구석에 틀어박혀 책 읽는 모습만 떠올리는데, 도서관도 사회의 일부입니다. 좋은 사서는 늘 도서관과 사회의 연계를 고민하며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해요. 그러려면 다양한 활동 영역을 체험하고 여러 분야에 흥미를 가져야 하죠.”

심포지엄에는 플라워즈 전 회장 외에도 영국·독일·싱가포르·터키 등의 문헌정보학 교수와 사서들이 참가해 각국의 어린이·청소년 독서진흥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케이트 맥도웰 교수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부모 소득에 따른 어린이들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 세계일보 2014.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