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3-24 13:26
세계에 더 다가선 한국전통건축 … ‘문화의 집’ 보여줬다-2016 라이프치히 도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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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어떻게 운영됐나?

올해의 주제 도서는 『한옥』이다. 이 책은 국가 지정 중요민속문화재 가운데 전통 가옥의 특색을 잘 보여 주는 집을 지역별, 시대별, 형식별로 70건을 선정해, 주로 해당 가옥의 면모를 담은 사진을 중심으로 간략한 역사와 특징을 소개했다. 한국 전통가옥의 참모습을 보여 주는 책이다.


지난 2013년 시작한 사단법인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이사장 이기웅)의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운영사업이 네번째를 맞아 ‘한국의 전통건축’을 책을 통해 알렸다(2016년 3월 17일-20일). 올해의 한국관 주제는 ‘한국의 전통건축: 자연을 닮은 집, 지혜를 담은 집’이다. 2013년 처음으로 참가하기 시작해 그동안 ‘한글’(2013), ‘韓食’(2014), ‘韓服’(2015)을 주제로 삼았는데, 올해는 ‘韓屋’을 소개하게 됐으니 우리 문화의 가장 기본이되는 ‘말’ ‘옷(衣)’ ‘음식(食)’ ‘집(住)’을 훑게 되는 셈이다. 내년부터 한국관 주제는 한국의 ‘음악’ ‘영화’ ‘종이와 서화’ ‘불교’ ‘공예’ ‘디자인과 회화’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화성성역의궤』 등 주요 전통건축 관계 영인본 10종 전시
이번 도서전에서는 ‘한국의 전통건축’을 주제로 주요 영인본 10종을 전시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건축관계 문헌 중 으뜸은 단연 『華城城役儀軌』(1801, 전9책)이다. 이 책은 조선의 축성 기술이 총집결된 대표적인사례로, 1794년 1월부터 1796년 8월까지 진행된 화성 성곽 축조에 관한 모든 것이 기록돼 있다.
성의 규모, 세부 시설물, 성역에 투입된 인력, 소요 물자, 총 경비뿐 아니라 축성에 사용된 각종 기계에 관한 그림과 설명까지 수록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1997년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이 책의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

한편, 『화성성역의궤』가 화성이 어떻게 축조됐는지를 기록한 책이라면, 함께 전시된 『園行乙卯整理儀軌』(1795, 전8책)는 화성이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가 된다. 한편 『社稷署儀軌』(1820-1842, 전5책)에는 사직단에 관한 사실과 제례 등이 그림과 함께 기록돼 있고, 『景慕宮儀軌』(18세기 말, 전3책)에는 경모궁 보수 기록이 실려 있다.
그 밖에 조선의 수도인 한양, 그리고 4대 궁궐의 건물에 관한 기록인 『宮闕志』(조선 후기, 전5책), 국립도서관규장각의 제도와 의식을 기록한 『奎章閣志』(조선 말, 1책), 그리고 부분적으로 전통건축과 관계된 중요한 내용들이 소개돼 있는 『新增東國輿地勝覽』(1611, 전25책), 『山林經濟』(조선 말, 전4책), 『擇里誌』(조선 말, 1책), 그림을 통해 전통가옥을 엿볼 수 있는 『五倫行實圖』(1797, 전4책) 등도 함께 소개됐다.

올해의 주제 도서 『한옥』, 3개 국어로 발행 전시

올해의 주제 도서는 『한옥』(이기웅 엮음, 서헌강·주병수 사진, 열화당)이다. 이 책은 국가 지정 중요민속문화재 가운데 전통가옥의 특색을 잘 보여 주는 집을 지역별, 시대별, 형식별로 70건을 선정해, 주로 해당 가옥의 면모를 담은 사진을 중심으로 간략한 역사와 특징을 소개했다. 한국 전통가옥의 참모습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을 이번 도서전에 맞춰 독문판과 영문판으로도 발간했는데, 외국어판에서는 가장 특징적인 가옥 40건을 엄선해 축소 발행했다. 독문판은 성 오틸리엔 수도원 출판사인 ‘에오스(EOS)’와 ‘열화당’이 공동으로, 영어판은 덴마크의 건축전문출판사 ‘비(B)’와 ‘열화당’이 공동으로 발행했다. 이 책에는 강릉 선교장, 구례 운조루, 양동 서백당, 정읍 김동수 가옥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살림집을 평면도와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으며, 책말미에는 용어 해설도 덧붙여 외국인들이 한옥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책과 영상으로 만나는 한국 전통건축의 세계

이번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에서는 주요 영인본 외에 한국 전통건축 관계 현대 도서 200종도 전시됐다. 궁궐, 성곽, 서원, 사찰, 정사, 민속마을, 민가, 전통정원 등 다양한 고건축물에 관한 책들이 포함되며 영문· 독문·불문으로 제작된 도서도 함께 소개됐다. 또한 책뿐 아니라 한국 전통건축에 관한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영상물도 상영됐다.
서울대 건축과 연구실에서 제작한 「소쇄원 축조과정」,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제작한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과 「한국전통건축 인터뷰」, 그리고 구본창 사진가의 사진으로 제작한 「한국의 사계」, 차장섭 강원대 교수가 한옥을 주제로 촬영한 「비대칭의 균형, 그리고 여백」,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제작한 「한국 살림집과 목가구」, 「宗婦」 등이 각각 60인치 영상패널과 태블릿 등으로 관람객들을 맞았다.

라이프치히 도서전에 맞춰 『2016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저널』도 한국어·영어·독일어 등 3개 국어로 제작해 한국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배포됐다. 이 저널은 올해의 주제인 한국 전통건축에 관한 다양한 글과 사진을 수록했다.
이기웅 이사장의 「라이프치히와의 인연, 그리고 한국건축의 비전: 우리가 한국건축의 주거사상과 참모습을 이야기하는 이유」를 필두로 이상해 문화재위원장의 「풍수라는 절묘한 술법, 그 적용 형태에 대하여: 한국건축의 아름다움」에서는 한국건축의 특징인 풍수와 마을에 관한 이야기부터 불교사찰, 도성, 정사와 서원에 이르기까지 각 건축물의 존재방식에 관해 서술하고 있다.
김정신 단국대 교수의 「신석기 수혈주거에서 조선조 살림집까지: 한옥의 역사」는 우리 전통 살림집의 역사를 개관하고 있고, 전봉희 서울대 교수의 「온돌은 어떻게 한국전통건축의 골격 형성을 촉매하였나: 온돌, 그리고 한옥의 공간적 특성」에서는 한국 전통건축 구조의 핵심 중 하나인 온돌의 원리와 구조에 관해 상세하게 다뤘다.

한종구 청운대 교수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집: 명재 윤증 선생 고택」이라는 제목 아래, 논산 명재 고택의 풍수적 측면을 다루고 있다. 이 저널 말미에는 도서전 한국관에서 소개되는 주요 전시도서의 해제와 목록이 수록돼있다.
2016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운영은 사단법인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가 주관·주최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주독일한국문화원, 한국문학번역원, 국립문화재연구소, 서울대규장각 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옥문화원, 문화재청, 한국국학진흥원, 국가한옥센터, 파주출판도시, 열화당책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등이 협력후원했다.

(사진)『2016 라이프치히 도서전 한국관 저널』 표지. 한국어·영어·독일어 3개 국어로 제작해 한국관을 찾는 외국인들도 한국전통건축을 알기 쉽게 들여다 볼 수 있다.

- 교수신문 2016.03.21 최익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