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8-27 13:37
[저자와의 대화]출판계의 구명 튜브, 모든 책의 전자화와 독자와의 네트워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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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출판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 펴낸 유재건 엑스플렉스 대표


출판계에 30년 가까이 몸담아온 유재건 엑스플렉스 대표(출판사 그린비 전 대표)는 최근 출간한 <출판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에서 “출판의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는 끝났다”고 선언한다. 선언 자체는 새롭지 않다.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극단적 표현조차 이제는 너무 자주 써 식상해진 지 오래다. 중요한 건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의 문제다.

유 대표는 지난 25일 “2009년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급격하게 변화한 환경에 출판계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를 놓고 세미나와 강연을 하며 오래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의 결론은 “출판계의 구명 튜브는 콘텐츠와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콘텐츠’는 ‘종이책과의 결별’을 전제로 성립하는 개념이다. 고정된 종이의 물성과 분리할 수 없는 종이책은 내용을 분해하고 재조립해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내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고정된 형태로는 스마트폰을 장악하고 있는 웹툰, 드라마, 스포츠 콘텐츠와 경쟁할 수 없다. 유 대표는 “모든 책을 전자화해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네트워크’란 쉽게 말해 독자들과의 관계망이다. 그동안 출판사는 독자를 직접 만나지 않았다. 독자를 직접 만난 것은 출판사가 아니라 서점이었다. 독자들에 대한 성별·연령별 구매 데이터조차 출판사가 아니라 서점이 확보하고 있다. 유 대표는 출판사가 쌍방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 예컨대 독자가 출판사 웹사이트에 서평을 쓰고, 출판사는 독자들의 독서토론 모임을 지원하고, 독자편집위원들이 출판사에 의견을 내기도 하는 등 출판사와 독자의 접촉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를 소비자가 아니라 지식을 공동생산하는 지식공동체의 일원으로 보자는 얘기다.

한마디로 출판이 “제조업의 벙커에서 나와 서비스업의 광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뜻인데, 이 책에 그 구체적 해법까지 담겨 있지는 않다. 그것은 개별 출판사들의 몫일 것이다.

유 대표는 모든 출판사들이 직영서점을 내자고 제안한다. 직영서점이라고 해서 반드시 도심에 별도의 서점을 차릴 필요는 없다. 출판사 내에 작은 공간을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는 또 출판계에 기본공급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급률은 출판사가 도매점과 서점 등 유통업체에 책을 공급할 때 받는 정가 대비 도서가격 비율을 뜻한다. 공급률이 높을수록 출판사에 유리하다. 현재는 출판사마다 서점에 공급하는 공급률이 달라 공급률 협상에서 유통망을 장악한 대형 오프라인 및 온라인 서점이 우위에 있다.

유 대표는 “공급률이 70%는 돼야 출판사가 독자들에게 더 싼 가격에 책을 제공할 수 있다”며 “기본공급률을 정해두고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독자들을 책 시장으로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2016.08.27 정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