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9-28 17:24
[오피니언] 기고 - 지역서점은 ‘동네 사랑방’이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6092801033711000001 [205]

정부는 저자·독자·출판사·서점이 모두 윈윈하는 건강한 출판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출판과 도서유통계 등 민간과의 긴밀한 협의와 협력 끝에 2014년 11월 개정 도서정가제를 도입했다. 그 시행 2년을 앞둔 현재 지역 서점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 서점 활성화 기반이 갖춰졌다고 판단, 여러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융성카드’ 출시와 확산을 민·관 협력 프로젝트로 진행한 결과 점차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융성카드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도서 구매 시 15% 청구 할인이 가능하다. 최근 그 한도가 월 2만 원까지 확대됐으며, 체크카드에 이어 신용카드까지 발급되면서 교육·쇼핑·주유 등 다양한 할인 상품 서비스가 추가됐다. 이는 지역 서점활성화와 독서 문화 증진을 통해 ‘문화융성’ 실현에 일조하기 위한 상생 협력의 산물이다.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가맹점 매출액 1%는 문화융성발전기금으로 적립, ‘창작지원기금’으로 활용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문화융성카드 100만 장 발급 시 연 3억 원의 적립이 예측됐다. 카드 이용자의 자연스러운 참여로 모인 재원을 창작 활동을 위해 지원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그간 지역 서점으로서 가장 취약했던 ‘정보화’ 문제도 지난 한 해 지역 서점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POS) 연계에 이어 지난 4월 포털사이트 ‘서점ON’이 오픈함으로써 정부 주도의 ‘디지털 서점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말 POS 연계 2단계 개발까지 완료되면, 지역 서점의 위치 정보, 구매 희망 도서 보유 여부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도서관 구매 희망 도서 검색 시스템과 지역 서점의 통합 판매 정보 데이터가 구축되면 서점의 정보 경쟁력은 더욱 강화된다.

서점인들도 변화한 생태계에 맞춰 새롭게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점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서점 종사자 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마련한 ‘서점교육’이 그 예다. 현재까지 400여 명이 교육을 마치고 전문인력으로 각 지역 서점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해 6월 말에는 문체부와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기획해 출판유통계 종사자들이 일본의 ‘쓰타야 서점(蔦屋書店)’ ‘진보초(神保町) 서점거리’와 출판유통사인 ‘도한(東販)’ 등을 방문, 고객 창출을 위한 일본 출판업계의 다각적인 시도들을 직접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해외 서점 선진 사례는 공청회 등을 통해 많은 지역 서점 종사자들과 독자들에게 전파될 예정이다. 서점의 변화와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차별화로 경쟁력을 키우는 지역 서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여행서 전문 서점, 시인이 운영하는 시집 전문 서점, 24시간 토론회를 여는 서점, 유명 연예인이 창업한 서점도 생겼다. 이에 자극을 받아 기존 지역 서점들도 책만 팔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동네 사랑방’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지역 서점의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동력이다.

정부가 지역 서점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국민 독서 문화 증진을 통한 문화융성 실현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국부 창출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지역 서점이 독창성을 갖고 역내 문화의 풀뿌리 역할을 할 때 비로소 ‘문화융성’도 활발해질 것이다. 길 가다가 편하게 들어가 책도 고르고, 읽다가 맘에 들면 사고, 주인과 서로 얘기도 주고받는 서점이 집 가까이에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작은 행복을 느낀다.

다시 독서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문화일보.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201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