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1-21 13:07
동네 책방-신간시장 살아났지만 아동책은 여전히 허우적
   http://news.donga.com/3/all/20161117/81374956/1 [47]

(사진1: 도서정가제로 서점의 이익이 확보되자 곳곳에서 작은 책방이 생기고 있다. 서점이 오랜 기간 문을 열려면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지난해 전북 전주시에 문을 연 그림책 전문 서점 ‘책방 같이[:가치]’. 책방 같이[:가치] 제공)
(사진2: 음악책 전문 서점 ‘라이너 노트’에서 열린 콘서트(위쪽 사진)와 ‘책방 같이[:가치]’의 어린이 요리 교실에서 만든 개구리 모양 햄버거. 각 서점 제공)



도서정가제 실시 2년 빛과 그늘

《21일은 책의 할인 폭을 최대 15%로 제한한 도서정가제가 시행 2년을 맞는 날이다. 정가제 실시로 ‘동네 서점’이 살아나고 신간도서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반면 전집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던 아동책 출판사들은 직격탄을 맞은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서점 꿈틀, 신간 활성화

음악책 전문서점 ‘라이너 노트’(서울 마포구), 문학전문서점 ‘검은책방 흰책방’(광주 동구), 그림책 전문서점 ‘책방 같이[:가치]’(전북 전주시), 고양이책 전문 책방 ‘슈뢰딩거’(서울 종로구)….

지난해와 올해 문을 연 책방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문구 판매점을 제외한 순수 서점 수는 2015년 1559개로 2013년에 비해 4.1% 줄어드는 데 그쳤다. 2년마다 집계하는 이 통계에서 2013년의 경우 2011년 대비 감소율이 7.2%였다. 박대춘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은 “서점의 이익이 어느 정도 확보돼 숨통이 트이면서 개성 있는 책방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는 할인 폭 제한에 따라 매출이 감소돼 일부는 서점에 책을 넘기는 가격인 공급률을 높였다. 개별 출판사와 서점 간의 계약이어서 일률적이진 않지만 대형서점에 들여놓는 단행본의 공급률은 60∼65%로, 이전에 비해 5%포인트가량 오른 곳도 있다. 중소형 서점의 공급률은 70∼75% 정도로 알려졌다. 다만 공급률을 올리지 못한 출판사도 적지 않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연도별 책 발행 종수는 2014년 6만7062종에서 지난해 7만91종으로 늘어나 변화된 환경에서도 책을 꾸준히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판사들도 신간 중심으로 홍보 전략을 짜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신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60%에서 정가제 후 70%로 늘었다.


○ 도서관, 중고책으로 눈 돌리는 독자

독자들은 책 가격이 인상된 것과 마찬가지여서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선혜 씨(39)는 “과거 30∼40%씩 할인해줄 때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전집을 샀지만 지난해부터는 1년에 한 번 정도 구입한다”며 “도서관을 먼저 이용하고 책이 없으면 중고책을 찾아본 후 정 안 되면 새 책을 산다”고 말했다. 아동책 출판사 가운데 상당수는 정가제 실시 후 매출이 20∼30% 급락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중고책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중고책 시장이 비대해져 신간 서적을 낼 동력까지 약화시키면 결국 독자도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가구당 서적 구입비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2013년 1만8690원에서 지난해 1만6623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2분기(4∼6월)에는 1만2449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책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책의 평균 정가는 2014년 1만5631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만7356원으로 올랐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종이값, 인건비가 오른 데다 초판을 찍는 물량도 과거 5000권에서 요즘은 2000∼3000권으로 줄어 권당 제작비가 늘었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재고 서적을 처리할 통로가 사라진 것도 출판사들의 고민거리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재고 서적이나 반품된 책은 도서전이나 책 축제에서 싸게 판매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정가제는 과당 할인 경쟁을 제어하는 데 기여했지만 카드 할인 등 각종 할인이 여전해 책 가격을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손효림 기자. 2016.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