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10-15 13:09
40년 사료 발굴의 전설을 기록하다…在美사학자 방선주 저작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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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1979년 이후 사료 발굴에 매진한 역사학자 방선주 박사(85·사진)의 글을 담은 저작집이 나왔다.

도서출판 선인이 발간한 `방선주 저작집`은 방 박사가 40년 동안 쓴 사료와 해설, 논문, 기고문을 담았다. 방 박사는 40년 동안 미국에서 각종 사료를 발굴하면서 한국사 연구에 획을 그은 인물이다.

이번 저작집 발간에는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운·박진희 편사연구관, 이현진 편사연구사, 정병준 이화여대 교수, 정용욱 서울대 교수, 홍석률 성신여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들은 저작집 간행위원회 실무진을 꾸려 방 박사가 남긴 중요한 연구 성과를 추렸다. 저작집은 모두 3권으로 구성했다. 1권은 재미 한인 독립운동, 2권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의 한국 현대사 자료, 3권은 한국 현대사 쟁점 연구를 담았다. 이 책은 지난 12일 이화여대 인문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방 박사 부부에게 직접 건넸다. 방 박사는 이날 "나이 드니까 기억이 점점 희미해진다"면서도 "어떤 문서를 발견했는지는 거의 다 잊어버렸지만 사료를 찾았을 때 흥분은 아직도 기억난다"고 밝혔다.

방 박사가 발굴한 사료는 요즘 기준으로 봐도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그가 발굴한 문건 가운데는 백범 김구 암살범 안두희가 미군 방첩대 정보원임을 증명한 문건도 있다. 또한 태평양전쟁 시기 미국 전략첩보국(OSS)의 한반도 침투작전인 냅코(Napko) 프로젝트 문서, 1950년 7월 충북 영동에서 일어난 노근리 학살 기록은 물론 미군이 북한에서 노획한 문서까지 총망라했다.

그는 숭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미국 워싱턴주립대,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중국 고대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렇지만 그는 강단에 서지 않고 1979년부터 미국 NARA에서 사료 발굴에 매진했다.

그가 발굴한 문건은 1만500만여 장에 이르며 국사편찬위원회, 군사편찬연구소, 한림대 등에 보냈다. 이를 바탕으로 낸 사료집만 300여 권에 이른다.

방선주 저작집 간행위원회는 "한국 현대사 관련 미국 자료는 대부분 그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거나 입수됐다"면서 "1990년 이래 사실과 자료에 근거한 현대사 연구는 방 박사의 노고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간행위는 이어 "방 박사는 사료 발굴과 연구라는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학문적 성취와 탁월함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저작집이 한국 현대사 연구의 길잡이로서 유효하게 기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2018.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