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10-08 11:15
안방서도 접근 쉽게 ‘디지털 콘텐츠 門’ 열자
도서관에서의 디지털 서비스는 디지털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수반되는 필수적인 변화다.

국립디지털도서관은 물론, 도서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전국의 약 780여 개 공공도서관에서도 저마다 디지털도서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거의 걸음마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디지털도서관 서비스의 고도화가 시급하다. 갈수록 다양화, 전문화되어 가는 사회문화 환경과 디지털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도서관 정책 환경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도서관 전문인력 부문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 디지털 도서관 서비스 확대 필요 = 우리나라에서 디지털도서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0년대 후반, 대학도서관에서부터이다. 현재는 대부분의 도서관에서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에는 국립중앙도서관 산하에 국립디지털도서관이 개관하여 국가 차원의 디지털도서관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사회인들이 정보자원으로의 접근, 독해, 생산 등에 있어 필수적인 소양을 갖추는 데 필요한 각종 정보교육 및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디지털도서관의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없다.

특히 ‘디지털 정보 콘텐츠’가 핵심이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크게는 저작권법이라는 제도에 의해 제약을 받게 된다. 이수상(문헌정보학) 부산대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디지털 정보 콘텐츠의 저작권은 인정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콘텐츠에 접근하는 라이선스는 개방하는 정책을 장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이용자들은 하나 이상의 도서관(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등)에 회원으로 등록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등록 회원에 한해서 안방도서관에서든 개인도서관에서든 디지털 콘텐츠로의 접근을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대학의 구성원들은 대학도서관의 이용자로 등록돼 있으며, 대학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접근은 비용의 제약이 없도록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개념이다.

디지털도서관의 확대는 결과적으로 검색엔진의 최종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도서관 이상의 전문정보를 민간검색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공공도서관도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면서 이 부분의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얘기다. 권헌영(법학) 광운대 교수는 “공공도서관에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시점에서 도서관 간 디지털 콘텐츠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일반 시민들은 지역 도서관에 가서 디지털 전문정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도의 디지털도서관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도서관 전문인력 부문 개선 방안 = 현재 도서관에서는 학문 분야의 정보가 점점 전문화하고 정보량도 확대됨에 따라 법학·의학·농학 등 주제분야에 해박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각 학문별, 주제별 전문사서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현재의 도서관 기능이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서비스 제공으로까지 확대됨에 따라 복합문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서비스 확대·제공을 위한 독서·문화프로그램 기획자 등으로서의 역할 수행이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 사서인력을 양성하는 대학 정규교육 과정이나 사서교육원, 국립중앙도서관 등의 사서 재교육 과정의 커리큘럼에서는 이러한 요구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제도적으로도 주제전문 사서를 양성하고 교육하는 운영체계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행 사서자격제도에서는 이 부분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960년대 만들어진 현행 사서자격제도를 개선하여 간호사나 사회복지사 등의 전문자격처럼 국가 자격시험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노영희(문헌정보학) 건국대 교수는 “대학 4년만 졸업하면 사서로 채용되는 것에서 벗어나 자격시험을 치러 보다 어렵게 사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망적인 노력도 보인다. 디지털 환경 등 세상의 빠른 변화에 맞춰 지식정보 및 독서 길잡이로서 사서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한 ‘도서관 사서 연구모임’이 단적인 사례다. 이 모임은 지난 19일부터 매주 수요일 모임을 갖고 인문·역사·과학·어린이 등 주제별로 책을 바라보는 관점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정수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장은 “연구모임을 통해 책을 고르는 눈을 깨우고, 독서길잡이로서 성장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보 2012.9.27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0927010725300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