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6-03 09:51
[기고-곽건홍] 서울기록원 개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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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기록원(Seoul Metropolitan Archives)이 개원했다. 2012년 서울시 정보소통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된 서울기록원 건립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역사적 기록의 의미와 그 기록을 관리하는 기관을 뜻하기도 하는 아카이브(archives)는 박물관, 도서관과 함께 대표적인 문화유산기관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낯선 용어다. 미국은 20세기 초에 주립 아카이브를 지역마다 만들었다. 일본도 1950년대 후반부터 지방에 아카이브를 만들었으니 우리는 수십 년 늦은 셈이다. 2000년 이후 기록학계·시민단체는 지방 아카이브 설립을 기록관리 개혁 과제로 추진했다. 참여정부 기록관리 혁신의 성과로 2006년 개정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광역자치단체의 아카이브 설립을 의무화했다. 그리고 올해 서울기록원이 개원했다.

시정 기록과 시민 기억을 보존해야 하는 서울기록원 개원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먼저 ‘기록 현지보존’의 실현이다. 이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가치가 ‘기록자치’를 바탕으로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지방정부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행정의 증거기록을 잘 남겨야 한다. 기록은 시정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한편 시민에게 온전한 정보를 제공하려면 ‘완전하고 정확한’ 기록으로 생산되어야 한다. 그래서 아카이브는 민주주의를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 앞으로 서울시의 지방정부 혁신 과제는 서울기록원과 함께 추진될 것이다. 셋째,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서 시대를 상징하는 기억이 된다. 아카이브는 과거 기록을 보존하고 온전히 복원하는 곳이기 때문에 서울기록원은 지역사회의 정체성과 문화를 상징하는 기록은 물론 시민의 기억 보존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모여 서울의 기록문화유산이 된다.

인구 1000만의 서울시에 이제 아카이브 하나가 만들어졌다. 프랑스는 인구 3000명의 소도시에, 중국 베이징시는 구청마다 아카이브가 있다. 서울기록원 설립에는 본격적인 아카이브를 만들고자 한 서울시의 혁신 의지가 작용했다. 기록 자치 실현을 위해 아래로부터 더 많은 아카이브가 만들어져야 한다. 서울기록원은 기록문화운동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국민일보. 곽건홍(한남대 교수·인문학부). 2019.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