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4-06 17:09
1960년대 수어 교재, 등록문화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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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문화재청이 5일 등록문화재 지정을 발표한 1963년 간행본 한국수어교재 <수화>. 청각장애인의 수화 교재가 국가의 등록문화재로 처음 지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도판 문화재청 제공



연세대 언더우드 기념관·국내 첫 소방헬기도


58년 전 청각장애인들의 손짓말(수어)을 설명한 교재가 나라의 공식 문화재 목록에 올랐다. 문화재청은 1963년 서울농아학교(현재 국립서울농학교) 교사들이 수어를 한글로 알기 쉽게 풀어쓴 교재인 한국수어교재 <수화>와 1910년대 일제의 토지조사 측량 기준이 됐던 반석, 서울 연세대 언더우드 가옥, 국내 최초의 소방헬기 ‘까치2호’를 등록문화재 목록에 올렸다고 5일 밝혔다.

<수화>는 청각장애인들이 자주 쓰는 관용적 수어를 정리하고 설명한 책이다. 1960년대 국내 청각장애인들의 언어생활이 기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사적 가치가 높은 사료로 평가된다. 넓고 판판한 돌인 반석은 1910년대 일제가 전국에서 벌인 토지조사사업 당시 삼각측량의 기준이 됐던 도구로, 강원도 간성 지방에서 지형·거리 등을 측정하는 데 쓰였던 2점이 이번에 등록됐다.

언더우드 가옥은 원래 연희전문학교 3대 교장 호러스 호턴 언더우드(한국명 원한경) 박사가 1927년 지은 주택으로 근대기 들어온 서양 살림집 양식을 보여주는 근대 유산이다. 까치2호 헬기는 1980년 도입 이래 2005년 퇴역 때까지 성수대교 붕괴(1994), 삼풍백화점 붕괴(1995) 등과 같은 대형 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와 공중지휘 통제 작업을 수행했던 국내 소방구조사의 대표적 유산으로 꼽힌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1954년 전남 고흥 소록도 갱생원(현 국립소록도병원)에 수용된 한센병 환자들이 갱생원의 인권유린에 항거했던 ‘4·6 사건’ 당시 냈던 진정서·성명서와 소록도의 ‘녹산의학강습소 유물’,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인 30일 동안 전문가 의견을 들은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을 확정하게 된다.



-한겨레신문. 노형석 기자. 2021.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