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11-23 10:31
"예술한류 첫걸음은 작가·작품 DB"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
영문사이트 오픈 앞둔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
영문표기 표준 제정 시급


"싸이 등의 활약으로 대중문화가 해외에 알려졌으니 한국의 예술문화도 곧 주목 받게 됩니다. 우리의 예술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해외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옥션 대표와 부회장을 지낸 윤철규(55ㆍ사진)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는 도자기ㆍ회화ㆍ서예ㆍ공예 분야의 미술작품과 작가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예술 한류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2만여건의 미술 관련 정보를 DB로 축적, 인터넷사이트(www.koreanart21.com)를 통해 무료로 공개하고 있으며 보다 체계적인 정보 제공을 위해 최근 사이트를 대폭 개편했다. 특히 영문 사이트도 제작,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대작가 등의 프로필, 미술작품 경매가격, 미술 관련 뉴스 등 데이터를 추가하고 검색 기능도 강화했다.

영문 사이트 제작과정에 난감한 일도 많았다. 윤 대표는 "겸재 정선을 영어로 검색하려면 'Jungsun' 'Jeongseon' 'chungsun' 'cheongseon' 등 어떤 키워드를 넣어야 할지 난감하다. 그림 제목과 작가 이름 등의 영문표기 표준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문화예술 분야 연구에 투자해 해외에 소개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한국도 이제 우리 예술을 정리하고 많이 알려야 한다. 특히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장점을 살려 고급정보를 디지털화하고 키워드로 쉽게 검색해 내용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정보를 무료로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보가 쌓여 작가들과 우리 미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활용하면 한국미술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며 "김홍도의 작품 제목과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현대미술에 모티브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젊은 작가들이 흥미롭게 우리 미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먼저 줘야 한다. 수익은 그 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개인이 소장한 고미술을 사이트에 올리면 무료로 감정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그는 "디지털 이미지를 대상으로 감정하기 때문에 정확도는 70% 정도"라며 "추가 감정을 원한다면 전문가를 소개해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우리 작가들의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아 세계 무대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세계시장에서 국가의 정체성이 모호한 작품은 주목 받지 못한다. 홍콩ㆍ중국 작가들은 같은 문화권인데도 근현대 역사, 문화적 배경이 달라 작품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한국 작가들은 국적이 불분명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시대의 작가라면 작품의 근원이 어디인지를 말과 글로 풀어낼 수 있을 정도의 문인화가가 돼야 하는데 요즘 세대는 한자로 된 그림은 제목조차 해석하기 어려워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전통예술 관련 도서도 전문가들을 위한 학술서가 대부분이라 작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우리 미술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며 "세계적인 예술서 베스트셀러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한 권이면 서양 예술사를 꿰뚫을 수 있듯이 한국의 미술 전체를 쉽게 섭렵할 수 있는 교양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일본 교토 붓쿄대(佛敎大) 일본미술사 석사, 가쿠슈인대(學習院大)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 서울경제 2012.11.23
http://economy.hankooki.com/lpage/people/201211/e2012112218140111853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