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11-27 10:19
‘책마을’ 옛 서울시청, 하루 8000명 찾아 “독서대박”
23일 낮 12시, 서울도서관(옛 서울시청사) 내 서가 앞에선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책을 고르고 있었다. 주로 나이 지긋한 장년층이 많았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해 도서관을 찾은 주변 직장인들도 상당수였다. 1층 서가 앞 계단 곳곳에는 아이들이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 도심 속 인기 도서관으로 자리 잡아

지난달 26일 문을 연 서울도서관이 개관 한 달을 맞았다. 등록문화재인 서울시청 옛 본관 건물에 생긴 도서관은 서울 ‘대표 도서관’이라는 목표답게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서관에 따르면 하루 평균 방문자만 7000∼8000여 명, 회원 가입자는 25일 기준 1만3644명이다. 4주간 매주 3000명이 넘게 회원에 가입한 것으로 당초 목표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서울도서관의 최대 장점은 접근성에 있다. 도심 한가운데 있어 인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에 잠시 짬을 내 책을 빌릴 수 있다. 새로 생긴 도서관인 만큼 내부 시설도 기존 도서관에 비해 밝고 깔끔하다. 이 때문에 도서관 회원은 30대가 가장 많았고 40대, 20대, 50대 순이었다.


도서관은 옛 시청사를 개조해 만들어 볼거리도 많다. 옛 서울시장 집무실과 간부 회의실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계단이나 복도에서도 옛 청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책을 빌리러 온 사람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가장 많이 빌려 본 책은 ‘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로 청소년용 철학책. 이어 ‘인문학자들이 뽑은 세계사 인물 오디세이’ ‘피코 델라 미란돌라: 인간 존엄성에 관한 연설’ 순이다. 대출 순위가 높은 도서 중엔 아동도서와 어학책 등 실용도서, 판타지소설뿐 아니라 인문학 도서도 많다. 시 관계자는 “아직 개관 한 달째여서 순위 변동이 많다”면서도 “어르신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들르는데 이들은 철학 같은 인문학 서적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 달간 대출 건수는 모두 3만429건으로 40대가 가장 많이 빌려갔고 30대, 20대, 50대 순이었다.

○ 빌릴 책 부족하고 소음도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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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울시청사를 개조해 지난달 26일 개관한 서울도서관은 어린아이와 청소년,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 도심 속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도서관을 찾는 시민이 크게 늘면서 각종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이 가장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읽을 만한 책이 부족하다는 것. 한 30대 직장인은 “회사 근처에 도서관이 생겼다고 해서 책을 빌리러 갔는데 찾는 책 대부분이 아예 없거나 대출 중이었다”며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이라고 홍보하기에는 다소 장서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도서관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서는 19만 권. 하지만 이 중 13만 권은 서울시 통합자료관에서 보관 중이던 시 간행물 등 자료들로 일반인들이 읽을 만한 책이 거의 없다. 결국 도서관 문을 열며 새로 구입한 6만 권을 1만 명이 넘는 회원들이 돌아가며 읽고 있는 셈이다. 이용훈 도서관장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 책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구매한 책이 모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들이 들어오게 되면 사정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접근성이 좋아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다는 점은 반대로 도서관 내의 소음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시는 시공 전 유리창을 모두 3중 방음창으로 제작하고, 광장에 맞닿아 있는 도서관 정면에 서가를 배치해 외부 소음을 상당 부분 차단했다. 하지만 내부 소음은 책을 읽는 데 거슬릴 정도. 도서관 바닥이 모두 마루로 돼 있어 사람들이 걸어 다닐 때 소음이 심하다. 또 내부의 소리가 울리는 문제도 있다. 서울광장에서 행사가 열릴 때면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도서관을 구경하러 들어온 행사 참가자들 때문에 도서관 이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동아일보 2012.11.27
http://news.donga.com/3/all/20121127/5112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