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9-12 11:13
가장 재밌는 도서관, 부산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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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area/yeongnam/1216834.html [0] |
전국 첫 공공 ‘연제만화도서관’ 가보니
책부터 영상·VR까지 ‘만화 삼매경’
3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 근처 연산3동 행정복지센터와 바로 붙어 있는 ‘연제만화도서관’. 공공도서관으로 전국 첫 ‘만화’도서관인 이곳은 아이들과 학부모 등으로 북적였다.
1층 ‘쓱쓱그려+방’에서는 이아무개(7)양이 펜으로 단말기에 그림을 그리자 벽면에 붙은 30인치 크기의 화면에서 같은 그림이 나타났다.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워하는 이양을 바라보던 아버지(42)는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가 이 도서관을 좋아해 자주 찾는다. 그림 그리기를 비롯해 가상현실(VR) 놀이도 할 수 있고, 만화도 보고, 더위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층 한쪽 공간 벽면에는 8m 높이의 대형 미디어월에서 애니메이션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2층에 올라가니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고전만화, 부산만화, 어린이만화 등으로 구분된 책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도서관을 방문한 100여명은 의자에 앉거나 바닥에 편한 자세로 소파 등에 몸을 기댄 채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2층 한쪽 벽면에는 만화도서관 개관을 축하하는 웹툰작가들의 그림 20여개가 걸려 있었다.
3층에는 웹툰을 그려볼 수 있는 창작실과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강의실 등이 보였고, 4층에는 93석 규모의 대형 스크린이 있는 다목적홀이 있었다.
이 만화도서관은 연제구가 99억원을 들여 지상 1~4층에 연면적 2067.42㎡ 규모로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이곳에 비치된 전체 만화 서적은 3만여권에 이른다. 연제구는 “부산웹툰페스티벌 등을 고려해 특색 있는 공공도서관을 건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만화도서관의 인기는 대단하다. 이용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달 17일 기준 방문객 수는 5만941명이다. 휴관일인 월요일과 공휴일을 빼면, 하루 평균 1천여명이 이곳을 방문한 셈이다. 만화 서적 열람은 14만3784권이고, 대출은 2만9천여권에 이른다.
만화도서관에는 전체 300석이 마련됐는데, 방문객 수가 예상을 넘어서자, 만화도서관 쪽은 여유 공간에 펼칠 수 있는 1인용 의자 100개를 추가로 준비해 활용하고 있다. 만화도서관 관계자는 “여름방학 기간인 지난달 초에는 도서관 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줄이 보였을 정도”라고 전했다.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도서관 쪽은 “이용 연령층이 다양하다는 점을 미뤄 보면, 만화 서적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있다. 가족 단위로 여가를 함께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도 (인기가 있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또 만화를 책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만화를 직접 그리는 등 체험하고 창작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축이다 보니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편의성, 편안한 분위기 등도 부차적 이유로 본다. 또 도시철도와 버스 정류장 등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한몫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만화 관련 다양한 강좌도 운영 중이다. 자신만의 디지털 책을 만들어볼 수 있는 ‘만화도서관 체험교실’과 만화 작가와 만날 수 있는 ‘만화 페스티벌’, 명작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주말 극장’ 등 프로그램 14개가 선착순 무료로 진행 중이다.
연제구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방문객이 더 편안하고 쾌적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공공 만화도서관이기에 특화된 행사를 발굴하고 기획해, 보다 풍성한 콘텐츠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2025.9.4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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