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5-25 14:52
부산 원로 기업가, 평생 모은 일본 책 3만권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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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차상목옹 부산도서관에
‘조선통신사회도집성’도 포함

부산의 90대 원로기업가가 평생 모은 3만3000여 권의 책을 기증하는 ‘지식의 공유’를 실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산도서관은 원로기업가 차상목(95·사진) 선생이 일본 도서 3만600권과 국내도서 2400권 등을 기증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증도서는 주로 일본 도서로 ‘조선통신사 회도집성(朝鮮通信使繪圖集成)’을 비롯해 한국 및 일본의 정치, 경제, 역사, 군사·무기, 문화, 예술 분야와 동북아 및 국제 사회 등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을 비교·연구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들이 많다.

차 선생은 평북 철산군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소학교를 졸업하고, 6·25전쟁 때 부산에 정착한 뒤 봉제업으로 일본 등에 해외 수출 무역업을 한 원로 기업가다. 평소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독서가이기도 한 차 선생은 일본 도서를 수집하고 보관해오다 이 도서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활용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한 기증 처를 찾던 중 채영희 부경대 부총장 등의 주선으로 관련 전문가의 자료 평가를 거쳐 부산도서관과 인연을 맺게 됐다. 부산도서관은 이 도서들을 6월부터 2개월간 전시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도서 자문을 맡은 마키노 히로야 부산외대 교수는 “개인이 이렇게 다양한 주제의 도서를 수집, 소장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일본의 전쟁·군사 분야의 도서가 많아 인상 깊다”고 말했다. 권인철 부산도서관장은 “개인의 자산이자 평생 모은 귀중한 도서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선생의 고귀한 뜻을 전파하고 책들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보 2022.05.23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