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6-08 16:32
[인터뷰] 20년간 대전·충남 미술사 기록을 수집해 온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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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대전시립미술관 전경)
(사진2 보관된 미술자료 모습)
(사진3 이동훈 화백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인 카드)
(사진4 1953년 결성된 충남미술협회 전시 리플릿)
(사진5 1982년 목원조각회전 포스터)

대전시립미술관 지역미술관 중 가장 많은 미술사 자료 보유
송미경 학예사 2003년부터 20년간 직접 발로 뛰어 사료 수집
대전 아카이브 오픈 소스 플랫폼 부재, 보관 공간, 인력 부족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전시립미술관은 지역 미술관 중 가장 많은 미술사 자료를 수집한 기관이다. 미술관에는 194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대전·충남 미술사료 1만여 건 이상이 보관돼 있다. 대전이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갖게 된 이유는 20년간 지역의 근·현대미술사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온 한 학예사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전시립미술관에 26년간 근무해 온 송미경 학예사는 2003년 '이동훈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를 준비한 것을 계기로 지역 미술사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송 학예사는 "당시 50~60년대 자료가 필요해 지역신문사에 찾아가 전시 기사들을 찾아보고 유족들을 만나 자료를 얻으며, 전시를 준비하며, 대전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미술관에는 대전·충남 근현대미술 일대기를 알 수 있는 연도별 전시 리플릿, 도록, 포스터, 신문기사와 더불어 서신, 수업 노트, 그림 판매 영수증 등 지역 거장 작가들의 개인사적인 자료까지 보관돼 있다. 지역 미술가들의 세밀한 기록까지 갖고 있는 이유는 송 학예사가 직접 발로 뛰어 수집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송 학예사는 "작고하신 분들의 유족들도 찾아간다"며 "생존작가분들이 전해주는 경우도 있고, 인터뷰도 해서 기록을 남기기도 한다. 자료 중에는 작가들의 초등학교 통지서나 미술 교사로서 수업법이 담긴 수업노트도 있는데, 이 분이 왜 미술을 하게 됐는지, 당시 이분의 수업 분위기는 어땠는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술사료를 수집하며 알게 된 의미 있는 사실도 있었다. 송 학예사는 "1945년 대전으로 내려온 이동훈 화백의 제안으로1953년 충남미술협회가 결성된다. 이는 1962년도에 만들어진 한국미술협회보다 더 이른 움직임"이라며 "자료를 통해 충남미협결성을 기점으로 지역미술이 본격적으로 활발히 전개됐던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이 중요한 자료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학예사는 "미술사적 자료들을 시민들이나 미술학회 등에 공개하고 싶어도 예산 문제로 대전은 아카이브 오픈 소스 플랫폼 구축도 여의치 않다"며 " 그동안에는 오프라인 전시, 도록 제작 등으로만 자료들을 기록하고 공개해 왔었다"고 말했다.

자료실 한 켠에 작은 보관실을 만들어 자료를 보관하고 있었지만, 늘어나는 기증자료들을 보관하기에는 협소하다. 수장고가 아니다 보니 온·습도에 예민한 오래된 자료들은 중성지 박스에 보관하고 있으나, 손상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6000여 점의 기증자료가 정리돼야 하지만 현재 인력은 송 학예사와 기간제 근로자 둘 뿐이다.

송 학예사는 "아카이브 오픈소스 플랫폼을 구축은 오랜 희망 사항"이라며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사라진다. 즉 이렇게 수집해서 기록해놓지 않으면 대전미술의 역사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모아두면 누군가 연구를 하고 연구를 하다 보면 대전미술의 지평의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중도일보 2023.6.6 정바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