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6-13 16:58
1950-60년대 고교미술활동展 미상록·루블동인회·죽미회… 클럽중심 작품·리플릿 한눈에
대전에 첫 미술대학이 생긴 것은 1970년이다. 대전실업초급대학에서 생활미술과를 설립했고 73년에 한남대와 목원대에 미술 학과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대학출신 작가들의 활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미술활동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고교미술 클럽들의 활동이다.

대전은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반 학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미술교사의 유입이 두드러졌고 미술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미술반 활동을 시작하면서 고교미술클럽은 대전출신 작가들을 배출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미술이 없는 상황에서 고교클럽활동은 사실상 50-60년대 미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대전 시립미술관 창작센터에서는 8월 19일까지 '대전미술 아카이브 2012:1950-60년대 고교미술활동'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08년 '대전미술 하나-그림으로 말하다'전을 시작으로한 대전미술의 생성과 발전, 흐름을 살펴보는 전시로 50-60년대 대전미술을 풍미했던 고교미술의 활동과 함께 당시의 작품들과 흔적들을 함께 살펴본다.

대전지역에 미술활동 기록이 나타난 것은 이동훈, 박성섭, 김기숙이 미술교사로 활동한 1940년다.

그 이후 1970년대 대전에 미술대학이 설립되기까지 외부에서 미술교사로 유입된 미술인과 그들로부터 미술교육을 받은 중등학교 학생들의 움직임이 미술활동의 대부분이었다.

이번 전시는 클럽중심의 미술활동에 초점을 맞춰 그들이 남긴 흔적을 찾아 전시장에 담아냈다.

2003년까지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미상록부터 최초의 미술클럽인 루-블 동인회, 죽미회를 소개한다.

당시 작가들이 그려낸 습작기 작품부터 전시 리플릿, 신문기사, 전시 사진 등을 함께 전시해 50-60년대 학생들이 했던 클럽활동을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1970년 대전실업초급대학에서 생활미술과의 설립과 1973년 목원대학교와 숭전대학교(현 한남대학교)에 미술학과가 설립되기 전까지 고교미술활동이 두드러진 것은 대전미술에 나타나는 특징 중의 하나다.

이들의 활동은 단지 고교서클 활동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미술대학에 진학하여 현재 우리나라 화단의 중진작가들이 됐다.

대전에 최초의 연합서클은 1958년에 결성하여 전시를 개최했던 '루-블 미술동인'으로 대전고와 대전여고, 호수돈여고, 서대전여고 학생들이 모여 만든 서클이다. 이들 중 유희영, 이근신, 김인중, 이종상, 이철주 등은 현재도 한국미술의 거목으로 활동하고 있다.

1962년에 결성한 '죽미회'는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그룹으로 임양수, 양창제, 정명희 등은 현재 중진작가로 대전미술을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활동 중이다.

1963년에 결성한 '미상록'은 대전 전체를 아우르는 대규모 연합서클로 이후 2003년 해체될 때까지 대전의 고등학교 미술활동의 대표적 단체였다.

대규모 단체인 만큼 그 출신들의 활동영역도 대단히 넓다. 남상균, 김치중, 유근영, 박창식, 백승철, 유병호, 최영근 등은 중진작가로 성장하여 대전미술의 든든한 주역이 되었으며, 김여성, 최창옥, 조창례, 이영수 등은 국외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전 시립미술관 송미경 학예사는 "설립 초기 대전미술 관련 자료수집이 간과돼 관계미술인들이 작고한 후 자료가 상당수 손실됐지만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대전미술아카이브 사업은 염려보다 많은 자료를 수집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50-60년대 고교미술 활동한 작가들이 활동 당시 제작한 작품 혹은 근접년도의 작품을 전시해 작품의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대전미술사를 정립하는 또 하나의 초석이 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전일보 2012.6.13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009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