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9-15 23:16
[웹진아르코] 테이트 아카이브(Tate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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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아카이브 시리즈_7(테이트아카이브)

살아있는 영국 미술의 역사, 테이트 아카이브(Tate Archive)

글 : 박상애 (전 구겐하임 미술관 프로젝트 아키비스트)



테이트 갤러리(Tate Galleries)는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관 중 하나로,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테이트 리버풀(Tate Liverpool),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Tate St.Ives)의 네 개의 분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이트 갤러리는 1897년 개관 이래, 1500년 이후의 영국 미술과 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00년 개관한 테이트 모던은 세계적인 현대 미술관으로 손꼽히고 있다. 살아있는 영국 미술의 역사이며 현대 미술의 현주소를 확인 할 수 있는 테이트 갤러리는 1900년 이후의 사료들을 아카이브로 보관하고 있다.



테이트 아카이브(Tate Archive)는 초기 영국 미술 작가들, 20세기 현대 미술 작가들,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의 기록과 테이트 갤러리의 기록들을 보관하고 있다. 기록들에는 필사본, 서신, 일기, 메모, 스케치, 사진, 기사 스크랩, 포스터, 필름 및 음성자료들을 포함되어 있다. 테이트 아카이브의 규모는 약 10만여 점의 사진, 2,000여 개의 포스터, 3,000개 이상의 오디오 자료들을 포함할 정도로 광대하다. 이러한 테이트 아카이브는 테이트 갤러리의 100여 년이 넘는 역사를 증거 할뿐만 아니라 영국 미술 나아가 20세기 현대 미술의 살아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테이트 브리튼 ⓒ Tate
▲ 테이트 브리튼 ⓒ Tate




테이트 모던 ⓒ Tate
▲ 테이트 모던 ⓒ Tate



테이트 갤러리는 미술관 컬렉션 전시뿐만 아니라 아카이브 전시를 통해서도 일반인들에게 유서 깊은 영국 미술의 역사를 널리 알리고 있다. 동일한 맥락에서 테이트 아카이브는 아카이브 전시를 기획하기도 하고 외부 전시를 위한 대여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테이트 갤러리는 주로 작가 유가족 혹은 단체들의 기증을 통해 아카이브 컬렉션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아카이브의 일반 열람은 사전 예약제를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테이트 아카이브는 다른 도서관 자료들과 같이 목록화되어 있으며 웹사이트 혹은 열람실에서 목록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테이트 아카이브는 영국 미술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소장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소장하고 있는 대표 컬렉션들로는 케네스 클락(Kenneth Clark), 던컨 그랜트(Duncan Grant), 데이빗 봄버그(David Bomberg), 블룸스버리 그룹(The Bloomsbury Group), 런던 그룹(London Group) 등을 들 수 있다. 작가 혹은 그룹 컬렉션 외의 소장 사진 컬렉션은 테이트 갤러리의 기록 사진들과 전시 사진들을 비롯하여 작가들의 스튜디오 작업 사진, 작품 사진 및 작가들의 사진들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국립 소리 아카이브 생애사 컬렉션(National Sound Archive’s National Life Story Collection)과 연계하여 구술사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기도 하다. 테이트 아카이브의 또 다른 특징은 전시 포스터 컬렉션을 별도로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2,400여 점의 소장 포스터는 전시 기록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그래픽 아트의 일부라는 점에서 전시 도록 소장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미술사적 의미를 가지는 컬렉션에 더해서 테이트 아카이브는 갤러리 기록들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갤러리 기록은 작품 구매, 전시 기록, 이사회 회의록, 미술관 건물 관련 기록, 그리고 미술관의 전반적 운영 및 역사적 사건 관리 기록들을 포함하며, 이러한 기록의 일반 공개는 투명한 미술관 운영을 가능하도록 한다.



아티스트 포스터 ⓒ Tate
▲ 아티스트 포스터 ⓒ Tate





도서관 및 아카이브 열람실 ⓒ Tate
▲ 도서관 및 아카이브 열람실 ⓒ Tate



테이트의 온라인 아카이브는 소장 디지털 컬렉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소장 컬렉션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외부 아카이브 사이트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이는 아카이브 컬렉션이 자칫 가지기 쉬운 배타성을 배제하고 연관 아카이브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테이트 아카이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온다. 대표 컬렉션인 테이트의 역사, 블룸스버리 그룹(the Bloomsbury Group), 그리고 바바라 리스(Barbara Reise) 컬렉션을 디지털화 하여 온라인 상에서 각각의 소장 아이템을 찾아 볼 수 있게 했으며, 동시에 각 컬렉션의 주요 내용을 이야기 형식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일반인들의 쉬운 이해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소장 오디오 비디오 컬렉션의 주요 내용을 온라인 상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테이트 아카이브는 이러한 온라인 아카이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술적인 아카이브 개념을 넘어서서 일상에 녹아있는 역사를 체험하게 하는 아카이브라고 평가될 수 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칭해졌던 영국. 그 미술의 역사를 상당 부분 보여주고 있는 테이트 아카이브. 영국 미술에 더해서 이제 현대 미술의 영역까지 작품 수집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테이트 아카이브는 앞으로 세계적인 아카이브로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권위적이며 배타적일 수 있는 아카이브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고 쉽게 다가가는 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는 테이트. 이 테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미술 이야기를 친숙하게 경험하고 자란 세대가 아카이브 이용의 새로운 접근법을 유도해 낼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