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22 12:58
학술(40) 우리의 문화유산 기록,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현경 | 미술비평 2010.12.01

한 나라의 문화유산은 그 나라의 얼굴이자 지금의 디지털화 된 지구촌 시대에는 핵심 아이템이며 주요 콘텐츠이다. 이러한 문화유산을발굴·보존 그리고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그동안 어느 정도인식이 조성되어왔으나, 전통 문화유산을 발굴·보존하고 현대의 새로운 문화유산을 생산한 것들을 기록화하고 이것을 정보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에는 대부분 후차원적인 일로 치부하여 그 중요성에 대한인식이 미비하였다. 특히 현대 문화·예술의 경우에는 생산에 주력하다보니 그 기록을 담당·관리하는 것에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게되고, 또 이에 따라 기록을 전문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 또한 조성되지 못했다. 그리고 전통 문화의 경우에는 각각의 문화유산을 소유하거나 담당하는 기관이 모두 개별적인 경우가 많아 기록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합적으로 활용하거나 관리하는데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문화재청은 기록화를 효율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공적 기관으로서 그동안 우리의 문화유산 기록을 정보화하는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였다. 지난 11월17일(수)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문화재청이 지금까지 <문화유산 기록정보자원 관리체계 합리화 방안>이라는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논의되었던 결과들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또 이와 동시에 광범위하면서도 개별적인 문화유산이라는 기록정보자원을 표준화하고 이 기록들의 관리체계를 정립하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자리였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문화재청외 다른 공적 기관의 문화예술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의 과정을 들어보면서 기록의 정보화 관리에 대한어려움이 크지만 그 해결방안도 공통되게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첫째, 국가의 문화유산 기록을 책임지고 전문화할 수 있는전담 기구를 둘 것 둘째,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기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 셋째, 이용자나 관리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법제도적장치를 마련할 것 등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실제 기록화 방안을 주제로 수행하고 있는 전문가의 업무과정을 듣는 것이었으므로 어느 학술대회보다 실천적인 논의였으며 정말 회사스러운 분위기였다.

이경래(한국국가기록연구원)씨는‘문화유산 기록정보자원 관리체계 합리화 방안’에서 그동안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던 문화유산 기록들이 양적, 질적으로 미흡하고 또 명칭이나 매뉴얼이 체계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관리 시스템이 부재된 현실에서 이를 문화재청이 전담하여관리하는 허브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기하였다. 발표자는 이 허브시스템은 외국의 사례 중 잘된 요소들을 반영한 것으로 기록정보 수집에 있어서는 협력 기관을 운영하고, 수집된 기록정보자원을 그룹별로세트화하며, 서비스와 법제도가 개선된 방안으로 적용된 시스템이라고 하였다.

이호신(국립예술자료원 정보서비스팀장)씨는‘기록관리 전문화를 위한 한국예술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서 우선 국립예술자료원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소속으로 지난 1979년부터 운영되던 아르코 정보기관이 문화예술 기록정보의 중요성이 인식됨에 따라 지난 3월 독립한 것이라고 하였다. 발표자는 예술기록은 작품·홍보·현장도구· 생산자·통계 정보 등의 원시 기록을 토대로 이에 따른 예술용어백과사전, 예술인명·단체·전시 사전, 비평·논문까지 제공되는 지식융합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록정보를 제공하는 통합시스템으로 국립예술자료원은 DA-Arts라는 한국 예술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들고 있으며 여기서 특히 현재는 예술의 속성상 저작권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 디지털 자원의 과금 처리 등 유통과 서비스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하였다.

유동호(아태무형유산전당 건립기획단)씨는‘무형문화유산자원의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서 무형문화유산은 자료가 미정형화 되어있고 그것을 생산자 및 관련자에게서 직접 수집을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있다고 하였다. 또한 무형문화 매체의 종류도 다양하고 그 매체의 정보를 해독하기 위해 전문 설비가 필요하므로 기록정보자원으로 만들기까지 든 고비용에 비해 저수익을 내는 구조상 국가 개입의 필요가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은 디지털 아카이브 운영을 계획했는데, 먼저 자료 소실 및 파손에 대비한 기관 간 이중보관을 하면서 이 자료를 보관·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온라인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여 아날로그 자료를 질 높은 디지털 자료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하였다.